캐나다 공항을 통해 항공편으로 미국에 들어갈 경우, 신기하게도 캐나다 공항에서 미국 입국심사를 한다. 국경 절차를 간소화하고 미국 공항의 혼잡을 줄이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제도라고 한다. 몬트리올에서 미국 디트로이트 공항으로 입국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입국심사를 혼잡한 미국 공항에서 거치지 않고 캐나다에서 미리 할 수 있으니 잘된 일인 것 같으면서도, 캐나다 공항에서의 입국심사에 관한 정보가 많지 않아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특별한 문제 없이 잘 마무리 되었기에 짧게나마 기록을 남겨본다.
1. 출국장 도착 - 체크인, 위탁수하물 부치기
몬트리올 공항 출국장에는 미국으로 가는 비행편과 그 외 나머지로 가는 비행편의 데스크가 구분되어 있다. 우리는 미국 국기가 그려진 곳으로 사람들을 따라갔고, 애증의 에어캐나다 데스크에서 위탁수하물을 1개 부쳤다. 에어캐나다의 경우 위탁수하물에 대한 비용을 따로 차지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최대한 캐리온을 활용하는 것 같았다. 우리의 경우 몬트리올 뿐 아니라 앤아버, 필라델피아까지 약 열흘 정도의 일정이었기 때문에 짐이 꽤 있었고, 캐나다에서 아이스와인을 하나 살 계획도 있었기에 위탁수하물을 1개 신청해두었었다.
체크인 데스크에서 에어캐나다 직원이 ESTA가 있느냐고 미리 묻기에 남편과 나 모두 F-1비자가 있다 답변했다. 직원은 뭔가 분주히 조회하더니, 위탁하려는 수하물을 뒷쪽에 있는 벨트 위에 올린 뒤 보안 검사 사이트로 들어가도록 안내해 주었다.
2. 보안검사
캐나다 공항 보안검사는 미국 공항과 마찬가지로 신발을 벗어야 한다(12살 이하 어린이들은 예외). 앞사람 따라서 조신히 신발 벗고 보안검색대 통과를 기다렸는데, 우리 앞에 있던 여자분이 뭔가를 계속 지적당하면서 보안검색통(?)을 여러번 통과하도록 지시받자, 옆에 있던 직원이 나와 남편을 따로 불러서 간단한 검색대(?)만 통과해서 나가도록 안내해줬다. 둘다 딱히 사고 치지 않게 생긴 관상인걸까...? 여튼 빨리 나가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후후
3. (생각보다 너무 쉽게 끝나서 약간은 허무했던) 대망의미국 입국심사
미국 입국심사는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그 때문에 시간도 꽤 많이 걸린다. 이번에 캐나다 공항에서 진행된 미국 입국심사도 마찬가지였는데, 입국심사를 하는지도 모르고 지나갔던 이번 몬트리올 입국 심사와 비교해보니, 그 차이가 매우 명확히 느껴졌다. 엄격하게 생긴 CBP(U.S. Custon and Border Protection) 직원들이 손가락으로 까닥까닥 입국자들을 부르고, 입국심사대 뒤로는 높은 단 위에 놓인 책상에 높은 직급의 매니저들이 마치 법대에 앉은 재판관처럼 입국자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게 미쿡인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괜히 심장이 콩닥거렸다.
우리 차례가 됐다. 우리 둘다 이번에는 ESTA가 아니라 F-1비자로 미국에 입국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많이 까다롭지는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웬걸 많이 까다롭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 허무하게 빨리 끝나버렸다. 보통은 미국에 왜 가려고 하냐? 공부하러 간다. I-20 있냐? 응. 하면서 I-20를 보여주는게 일반적이라 들었고 최소한 어디서 공부하냐? 돈 얼마나 가져왔냐? 정도는 간단히 묻는다고 들었는데, 우리 차례가 되어 심사대로 걸어가자, 직원이 우리가 각자 클리어파일을 들고 있는걸 미리 봤는지, 바로 여권과 I-20를 달라고 했다. 스캔을 슥슥 하더니, You're all set 하는게 아닌가. 남편 또한 마찬가지로 한마디도 묻지 않고, You're done. 우리 둘다 이게 끝이라고? 하며 서류 주섬주섬해서 빠르게 심사대를 빠져나왔다.
미국 공항에서 또한 F-1비자는 이렇게 쉽게 통과되는걸까. 지난번 ESTA 때도 생각보다 까다롭게 굴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캐나다 공항에서의 F-1비자 미국 입국에 관한 사례는 찾아지지 않아서 약간 걱정했는데, 별일없이 마무리 되어 다행이었다.
남편은 미리 신청해둔 글로벌 엔트리 관련 절차도 이번에 함께 마무리했다.
글로벌 엔트리 프로그램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사람들 중 위험도가 낮다고 확인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입국을 사전 승인해주어 빠른 수속을 가능하게 해주는 정부 프로그램이다. 이게 있으면 정규 입국심사를 받지 않고, 별도 키오스크나 혹은 미국 여권 소지자와 같은 줄에 서서 빠르게 입국 심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물론 신청비용 100불이 드는데, 5년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Global Entry
Securing America's Borders
www.cbp.gov
4. 캐나다 몬트리올 공항 면세점
미국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면세점이 있길래 스윽 구경해보았는데, 크기가 그리 크지는 않았다. 클렌징폼 챙기는 걸 깜빡해서 하나 사야지 했는데, 면세점에서 오랜만에 클리니크 페이셜솝을 하나 샀다. 33 캐나다 달러였는데, 한국에서도 3만원대 초반이면 구입하는 것 같으니 면세라고 이득까진 아니었지만, 미시간에서 따로 클렌징폼 사러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니 만족. Peller 아이스와인도 하나 샀는 데, 공항이라 더 비싸게 파는 것 같기도..... 이건 몬트리올 시내에서 아이스와인 가격을 따로 확인해보지 못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느낌상 싼 건 아닌 것 같다. 일단 샀으니까 된걸로!
비행기 탑승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스타벅스에 갈까 했는데 줄이 너무 길길래 바로 옆 팀 홀튼에 가봤다. 캐나다 국민 커피(?)라 불린다는데, 다른 후기들과 마찬가지로 음....? 별론디..? 였다. 밍밍한 믹스커피 맛이랄까. (참고로 나는 레귤러 미디엄으로 시킴) 한번 먹어본 것에 의의를 두어야지.
5. 미국 미시간 디트로이트 공항 도착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웨인 카운티 공항 · Romulus, MI 48242 미국
★★★★☆ · 국제 공항
www.google.com
약 2시간의 짧은 비행을 마치고, 다시 미국 디트로이트 웨인 카운티 공항 도착! 안내판도 영어고 사람들도 캐나다랑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도착하자마 뭔가 다른게 느껴지는ㅎㅎ. 몬트리올 공항이 도시와 마찬가지로 아기자기하고 예술적 갬성 두어스푼이 첨가된 느낌이라면, 디트로이트 공항은 투박 그 잡채.
몬트리올 공항에서 미리 입국심사를 마친터라 짐 찾으러 바로 나갈 수 있었고, 비행기 내려서 짐 기다리고 챙기는데 30분도 채 안 걸린 것 같다.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F-1비자 입국 완료. 이제 다시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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