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트르담 성당 (Notre-Dame Basilica of Montreal)
저녁에 만난 노트르담 성당은, 정말이지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바로 얼마 전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을 보고와서 그런가, 어음엔 성당 크기가 생각보다 작다고 느껴지고 뭐 엄청 대단한 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내부에 들어간 뒤 입이 떡 벌어졌다.

내부 화려 그 잡채.... 고딕 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으로, 1829년 완공되어 북미 대륙을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성당으로 꼽히는 곳이라고 한다. (셀린디온이 결혼식 올린걸로도 매우 유명해짐) 우리는 저녁에 진행되는 Aura Show 티켓을 미리 예매해서 갔다. 처음엔 인당 약 34불이 너무 비싼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공연을 보고나서는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엄청 피곤한 상태였던 짝꿍도 어두컴컴한 곳에 앉아있다가 잘 것 같다고 했는데, 쇼가 시작되고 나서는 계속 입 벌리고 보고 있더라는. 몬트리올에 왔다면 꼭 한번 들를 법 한 곳이라 생각되고, 우리 기억에도 오래 남을 것 같다.

TIP 우리는 당일 오전에 예약했는데 저녁 7시 쇼는 이미 매진이었고 9시 티켓만 남아있었다. 미리 예매해야 원하는 시간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7시 쇼라면, 30분 정도에 미리 가서 내부를 살짝 둘러보고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걸 추천한다. 50분쯤 도착하니 가운데 앞줄 좋은 좌석이 이미 다 차서 약간 뒷쪽에 앉았고, 전체적으로 쇼를 보기에 나쁘지는 않았지만 조각상의 디테일들이 잘 보이지 않아 약간 아쉬웠다.
The AURA Experience at The Notre-Dame Basilica of Montreal
The AURA Experience immerses you in a captivating visual and musical universe, presented upon one of the most sublime canvases imaginable.
www.aurabasiliquemontreal.com
2. 올드 몬트리올 구석구석
올드 몬트리올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가게들이 즐비해있기 때문에 일정을 여유있게 잡고 다녀오는게 좋다. 특별한 계획이 없었던 나는 발길 닿는 대로 걸어 보았고 좋아하는 가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1) 불어로 된 책들로 가득한 책방
몬트리올은 불어가 더 많이 사용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던 책방. 대부분의 책이 불어로 된 책이었다. 불어라 책 제목도 읽기 어려웠지만 (아니 못 읽었지만...) 책방 내부가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열심히 표지 구경하다 나왔다.


(2) 맛있어 보는 로컬 커피집 ; Micro Espresso
근처에 은행을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유명한 커피집 (Crew 뭐시기...) 가 있어서 들렀는데, 사람도 너무 많고 인스타 갬성 카페는 사실 한국에도 많으니까 막 엄청나게 감흥이 있지는 않았다. 그냥 지나가다 커피숍 있음 한잔 마셔야지 하면서 걷다가 발견한 작은 로컬 커피집. 라떼가 꼬소하고 꽤 맛있었는데, 알고보니 나름 로컬들 사이에선 맛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여행 중 기대하지 않았던 맛집을 발견하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는 것 같다.


(3) 아기자기, 눈을 뗄 수 없는 소품샵과 갤러리들
사실 이런데서 파는 소품들이 가성비가 좋다거나 엄청 필요한 것인 경우는 잘 없기 때문에 실제로 뭔가를 사는 경우는 드물지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모로 영감을 얻게 되는 것 같다. 평소에 매일 보고, 쓰는 익숙한 물건들 아닌 다른 것들 것들, 특히 누군가에 의해 정교하게 셀렉된 물건들이 예쁘게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알게 모르게 힐링이 된달까. 언젠가 돈 걱정 없이(?) 꽂히는 물건이 있음 바로 살 수 있는 물질적, 정신적(?) 여유가 생겼으면,,,





3. 2023 Pride Parade
차이나타운에서 쌀국수(맛있었기 때문에 따로 포스팅할 예정!) 먹고 다시 올드몬트리올 쪽으로 돌아가려다가, 어딘가에서 쿵쿵거리는 음악소리가 들려 따라가봤다. 차이나타운 뒷쪽 큰 도로에서 퍼레이드가 진행 중이었는데, 그 행렬이 어마어마가하고 관중도 많길래 앞사람한테 이게 무슨 퍼레이드냐고 물었더니, LGBTQ 관련 퍼레이드라며 얼른 와서 구경하라고 나를 끌어당겼다.

가까이 가보니 이렇게 현수막 들고 행진하는 무리도 있었고 멋진 의상 입고 노래하고 댄스하는 팀도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은 나이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커플들이 귀염뽀짝한(?) 커플 댄스 추면서 호응 유도했던 팀. 다들 행복이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었다.

한국은 타인의 시선이라는 보이지 않는 철창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사는 것에 너무 익숙해서 사실 그게 철창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사는 느낌인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퍼레이드를 함께하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것이 이런거구나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었기에 더 신기하고 뜻깊었달까.

4. 자크 까르띠에 광장 ( Place Jacques Cartier )
올드 몬트리올 내 위치한 시청 앞 광장으로, 시청에서부터 강쪽으로 완만히 경사진 광장이다. 광장 양 쪽으로 fancy한 레스토랑이랑 펍, 노천카페들이 즐비해있고 버스킹하는 사람, 초상화가, 댄스팀들이 들어서 있었다. 예-전에, 무려 초딩시절에 가족들과 패키지 여행으로 미국, 캐나다 동부 여행을 했을 때 들렀던 곳인데 사실 오기 전까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가 시청 앞에 도착하는 순간, 아! 하고 기억이 살짝 나서 신기했다.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한 곳에 오니 엄청난 활기가 느껴졌다. 새삼 여행온 게 실감나기도 하고 기분 좋았던 저녁.

5. 해질녘, 몬트리올 하늘
짧고 굵게 관광을 마치고 짝꿍과 만나 저녁 먹으러 가는 길, 오렌지 빛깔로 서서히 물드는 몬트리올 하늘을 보며 몽로얄 언덕에 가지 않은게 후회됐다. 몽로얄은 몬트리올 필수 야경코스로 꼽히는 곳인데, 하루종일 은근 뽈뽈거리면서 돌아다녔더니 체력이 방전되버린 것... 마침 하늘에 구름도 꾸물꾸물 끼고 있길래 올라가봤자 노을 지는게 안 보일 것 같다며 합리화했었는데, 해질녘 하늘이 이렇게 예쁠 줄이야 (T-T)

그치만 아쉬운 게 있어야 또 방문할 핑계가 생기는 법. 짝꿍이 참가하는 학회가 내년 8월, 몬트리올에서 열린다고! 역시 몬트리올, 다시 올 운명인걸까. 그 때는 꼭 몽로얄 언덕에 올라 이 아름다운 해질녘 하늘을 즐기리라 다짐하며, 씨유 어게인 몬트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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